 오페라가 이렇게 재미있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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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2007/07/04 | ㆍ조회: 614 | |
 러시아의 오페라 명가 중 하나인 스타니슬라프스키극장의 철학을 요약하자면 ‘현대적 해석과 연극성 강화’라고 할 수 있다. “오페라는 자칫 음악이나 노래가 중심인 것으로 생각되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는 오페라를 ‘삶의 표현’으로 생각하고 있어요”(예술감독이자 연출가 알렉산더 티텔), “세상이 변하면 오페라도 변해야지요”(상임지휘자 펠릭스 코로보프) 등은 이 극장이 추구하는 오페라의 방향을 압축하고 있다. 지난달 28∼30일 경기도 일산시 고양아람누리가 개관 기념으로 초청한 ‘카르멘’은 스타니슬라브스키극장의 철학이 충실히 반영된 작품이었다. 이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기립박수는 그들이 가는 길에 대한 지지처럼 들렸다. 3회의 공연은 매회 꽉 찼다. 고양아람누리 측은 공연 횟수를 좀더 늘려 잡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스타니슬라프스키극장의 ‘카르멘’은 대중적인 오페라, 재미있는 오페라가 가능하다는 걸 입증했다. 하얀 속옷을 입은 카르멘은 영화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을 연상시키면서 시선을 붙잡았다. 또 카르멘과 돈 호세가 엮어가는 위태로운 러브스토리는 마치 오늘 우리들의 이야기인 것처럼 가슴을 흔들었다. 관객들은 오페라가 이렇게 쉽고 재미있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했다. 스타니스라프스키극장은 새로운 카르멘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국내 오페라계가 오랫동안 고민해온 대중성 확보와 관련해 중요한 힌트를 제시했다. 스타니슬라프스키극장은 재해석을 통해 오페라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카르멘’은 19세기 스페인이 아니라 1차대전 이후의 한 도시로 배경을 바꾸었고, 집시여인 카르멘에 금발을 씌우고 나이트 가운을 입혀 새로운 인물로 창조해 냈다. 이 극장의 재해석은 늘 현대적인 방향을 지향한다고 한다. 아마도 그 쪽에 대중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리라. 스타니슬라프스키극장이 대중을 향해 나아가는 또 하나의 방식은 ‘연극 같은 오페라’ ‘뮤지컬 같은 오페라’다. ‘카르멘’을 보면 연기와 무대 연출을 노래만큼 중시한다는 이들의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막이 열리면 낯설고 모던한 무대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노래에 집중하느라 연기를 대충하고 마는 법이 없다. 손짓 하나 몸짓 하나에도 밀도가 느껴진다. 연극적 요소를 적극 수용함으로써 ‘카르멘’은 오페라에 갇히지 않고 노래가 있는 연극으로 확장됐다. 또 성악을 잘 모르는 관객들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됐다. 스타니슬라프스키극장은 ‘스페이드의 여왕’을 같은 장소에서 5∼7일 공연한다. 현대적 재해석과 연극적 요소를 중시하는 태도는 이 무대에서도 빛을 발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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