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누리가 자랑하는 아람음악당. 완벽한 어쿠스틱을 자랑하는 콘서트전용홀 아람음악당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오케스트라다. 첫 스타트는 ‘악성’ 베토벤의 대표곡으로 장식한다. 바로 서양음악의 최고봉에 위치한 작곡가 베토벤이 평생을 통해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고 스스로 고백한 ‘장엄미사’가 아람누리에 울려퍼지는 것이다. 바흐의 ‘마태수난곡’이 교회음악의 ‘구약성서’라면 베토벤의 ‘장엄미사’는 ‘신약성서’에 해당할 만큼 엄청난 스케일과 음악적인 깊이를 가지고 있는 걸작 중의 걸작이자, 난곡 중의 난곡이다. 합창과 4명의 독창자, 그리고 오케스트라가 내뿜는 음의 메시지는 아람음악당의 환상적인 음향과 결합되어 무한한 감동을 줄 것이다. 한편 인류 최대의 음악유산인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 ‘합창’은 아람음악당 개관축제의 시작을 알리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국내 최고의 절필(絶筆)로 자타가 인정하는 음악평론가 이순열은 다음과 같이 고양아람누리에서의 첫 베토벤 콘서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음악은 그저 소리일 뿐이며, 그 소리의 다채로운 스펙터클과 칼레이도스코우프(만화경, 萬華鏡)를 창조하는 것이 음악’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주장해 왔다. 그것이 허튼 소리랄 수는 없다. 그러나 베토벤에게 있어 음악은 언제나 가장 아름다운 세계를 꾸미기 위한 가장 아름다운 길이었다. 그리고 그 길을 가로 막는 장애가 있다면 그는 그것을 결코 피하려 하지 않고 과감하게 맞서싸웠다. 그래서 그는 말하지 않았던가 “보다 더 아름답기 위해서라면 범하지 못할 율법은 없다” 고. 베토벤이 부르는 노래의 원류에는 언제나 고양(高陽)이 있다. 드높음(高揚)의 시(詩), 그것이 베토벤 음악의 핵이기 때문이다. 그 고양의 노래가 피를 토하듯 고통스러운, 그러면서도 환희에 넘치는 열기를 뿜으면서 하늘로 승천해가는 베토벤의 절창, 그것이 ‘장엄미사’와 교향곡 9번 ‘합창’이다. 그리고 이 드높은 ‘고양의 노래’가 고양시에서 울린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벅찬 일이다.
이렇듯 베토벤의 고양하는 음악이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의 개관을 축하하는 것은 지대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확성과 열정에 있어서 국내 정상으로 손꼽히는 지휘자 장윤성과 이화영, 장현주, 최상호, 최현수 등 세계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성악가들이 독창자로 참여한다. 여기에 젊은 피로 뭉쳐진 고양시립합창단과 관록으로 대표되는 국립합창단의 합창, 우리 민간 교향악단의 자존심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함께 뿜어내는 웅혼한 음률은 아람음악당의 절묘한 음향과 맞물려 객석의 청중으로 하여금 무한한 영혼의 감동을 맛보게 할 것이다. 5월 31일 저녁 고양에서 ‘고양하는 음악의 넋’을 체험하게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고양(高陽)에서 고양(高揚)을!
고양에서 누부시게 날개를 펼친 베토벤의 넋이 온 세계의 하늘로 날아오를 때 고양은 고양(高揚)의 샘이 될 것이다.